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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으로 키우는 수업내공]토론지도를 잘하려면? 운영자 2008-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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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지도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제까지 우리는 왜 토론을 가르치고 배워야 하며, 토론하기 전에 생각해 보아야 할 '준비'와 '자세'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이제부터는 토론하는 방법과 토론을 학습받법의 하나로 지도하는순서와 내용에 대해 차근차근 구체적으로 알아볼텐데 가능하면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에게 지도하는 순서에 맞게 정리해보겠습니다.

토론을 잘 하려고 하는 사람이든, 토론 지도를 잘 하려고 하는 사람이든, 누구나 우선은 토론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지 정확하게 알면 좋을 것입니다. 알고 보면 무슨 일이든 알기 전과는 전혀 다르게 보이는 법이지요. 더 잘 보이고 많은 것을 보게 되며 비로소 이해가 가능하게 됩니다. 자, 그러면 먼저 토론의 정의부터 한 번 알아볼까요?

>>> 토론이란?

토론에 대한 정의는 조금씩 차이가 있고 학자들마다 주장이 다양한 것 같습니다. 여러 사람들의 정의를 모아 나름대로 정리를 해보고 아이들에게 설명해 보았을 때 가장 쉽게 이해하는 수준에서 정리해 보면,

토론이란, ‘토론이 가능한 하나의 주제’를 두고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동등한 의견 진술의 기회와 일정한 규칙에 따라 관련된 정보와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논조로 자신의 주장을 펼쳐서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하는 말하기입니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정리한 자신의 의견을 조리 있게 말하고 합의된 결론을 도출해 내는 것이 목적인 토의와는 달리 토론은 궁극적으로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 하는 것이므로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배려해서 말해야 하고 또 보다 논리적으로 말해야 합니다.

>>> 토론을 잘 하려면?

토론의 정의에 잇대어 생각해보면 토론을 잘 한다는 것은 결국 찬성이든 반대든 자신이 맡은 입장에서 누가 더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전개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주장을 전개하는 사람은 보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받게 될 것이고 나아가 생각이 달랐던 사람까지 변화시킬 수 있을 테니까요. 어떻게 하면 우리는 아이들에게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 수 있도록 가르칠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우리는 일반적으로 토론을 지도할 때 아이들에게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펴야 한다고 강조는 하였지만 구체적으로는 어떤 주장이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주장인지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으시는지요. 뚜렷한 기준이 없었으니 주장을 놓고 어떤 평가를 하는 것도 물론 어려울 것입니다. 당연히 조언을 해주거나 더 나은 수준과 방법을 제시하는 것도 부족할 것입니다. 이럴 때 만약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주장이 되는 원칙과 기준이 있어 분명하게 제시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토론하자고 하면 처음에는 좋아하던 아이들도 몇 번 해보고 나면 재미없어 합니다. 늘 고만고만한 수준에서 큰 소득이랄 것도 없이 서로 의견만 주고받다가 적당한 시점에서 교과서와 선생님의 정리에 따라 결론을 내리는 것을 경험하고 나면 그만 시들해지는 것을 보아 왔던 저는 이 토론의 원칙과 규칙이 매우 분명하여 가르치기 위해 배우는 동안 우선 제가 즐거웠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러니 아이들에게도 자연히 자신 있게, 재미있게 설명하게 되었고 아이들은 눈을 빛내며 얼른 배우고 싶어 토론에 빨려들어 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배우고 싶어 눈을 빛내게 되는 공부! 이 정도면 토론학습을 위한 동기유발은 충분하겠지요.

‘어떻게 하면 자신의 주장이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주장이 되는지 누구나 알게 되는 것!’ 이것은 재미있고 신나는 저의 지도 목표였고 아이들의 학습목표였습니다.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주장이 되는 6가지 원칙]
(1) 토론 가능한 주제의 안건에 대해
(2) 자신의 결론을 내리고
(3) 그 결론에 이르게 된 이유를 찾아 그것을 제시하고
(4) 이유의 옳음을 설명하고, 즉 논증을 하고
(5) 나의 결론에 반대 또는 대조되는 의견(반론)이나 생각을 고려하여 내 생각과 견주어 그것이 비논리적임을 보여주거나 부족함을 지적하고
(6) 예외를 정리하여 보여 주면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주장이 되는 6가지 원칙’과 같이 간단하게 정리하여 안내를 하면 아이들은 반신반의합니다. ‘설명을 들으니 잘 될 것 같기는 한데 실제로 저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여섯 단계의 하나하나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전에 먼저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 보여 주면 아이들은 좀 더 쉽게 받아들이고 해보겠다는 용기를 내는 것 같습니다.

토론은
♠ 이러한 원칙을 기억하며 찬성과 반대 팀 각각 자신의 입장에서 정리한 주장을 가지고,
♠ 공정한 토론이 이루어지도록 약속한 규칙에 따라,
♠ 중립적인 사회자의 진행에 맞추어 토론을 전개하고,
♠ 판정을 통해 승패를 가리는 것.

---------------------------------- [예문] -----------------------------------
혜진이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습니다. 꼭 속이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지난 토요일 담임선생님께서는 주말 동안 ‘착한 일 한 가지 하고 오기’라는 숙제를 내셨습니다. 선생님은 가끔 이런 숙제를 내셔서 우리들이 기분 좋게 용돈도 받게 해주시고 또 모아서 보고 싶던 책을 사게도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이번에 ‘착한 일 하기 숙제’를 내신 것은 좀 다른 뜻이 있었습니다. 이웃 학교의 3학년에 이현수라는 학생이 백혈병을 앓고 있는데 오랜 투병으로 생활도 어려워지고 또 이번에 큰 수술을 하게 되어 우리 동네의 모든 학교 아이들이 다 돕기로 하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냥 모금을 할 수도 있지만 착한 일을 한 가지 이상 하고 부모님으로부터 상으로 받은 돈을 내는 것은 더 큰 의미가 있겠다고 하시며 꼭 하고 받아 오라고 하셨는데 하필이면 주말 동안 혜진이가 다니는 학원에서 단체로 시험을 치러 가는 바람에 기회를 놓쳐 버렸습니다. 하지만 혜진이는 현수를 돕는 일에 꼭 참여하고 싶었습니다.
현수는 같은 아파트의 옆 동에 사는 아이이기도 하고 또 전부터 알던 아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딱히 착한 일을 할 거리도 없고 억지로 하자니 그렇고 시간도 없어서 어떻게 할까 하고 고민을 하다가 어머니께 말씀드려 그냥 받아가기로 하였습니다. 사실대로 말씀드렸더니 어머니께서는 크게 걱정하시며 보통 때보다 훨씬 많은 돈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혜진이는 모금함에 돈을 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특별히 숙제를 하고 받은 돈이었는지 묻지 않으셨고 또 누가 얼마를 냈는지 따로 기록을 하지도 않았으며 아이들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내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하지만 혜진이의 마음은 무거웠습니다. 선생님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또 그 사실을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것을 자신만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혜진이는 자신이 정말 비겁하고 나쁜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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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정리를 하고 나면 아이들은 아주 재미있어 하고 얼른 하고 싶어 하게 됩니다. 그러면 이제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해 가며 토론의 세계로 빠져볼까요? 먼저 ‘토론이 가능한 주제의 안건’이라는 것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자, 토론이 가능한 주제란 어떤 주제일까요?

‘정답이 없는 주제’, ‘입장에 따라 찬성 반대의 의견 대립이 팽팽한 주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가 되는 주제’, ‘실생활에서 부딪치는 문제 중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얼른 판단이 서지 않는 주제’ 정도를 안내하면 어떨까 합니다.

아이들에게도 이런 기준을 알게 하면 수시로 와서 ‘이런 주제로 토론 해봐요!’라고 말하게 되어 좋겠지요. 그런 제안을 통해 아이들만의 관심사도 알게 되고 아이들이 제시한 주제로 토론을 하게 되면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열기도 확실히 차이 나게 달라지니까요. 우리 교실에서 해보니 토론에서 제시되는 주제를 토론에서는 특별히 ‘안건’이라고 한다고 정리해 주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구분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안건에 대해 설명이 되었으면 이제 제시하는 방법도 한 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안건은 아이들의 수준이나 흥미에 따라 다르게 선택하고 제시해야 하겠지요. 토론을 처음 시작할 때는 다양한 접근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저는 주로 아이들이 주변에서 흔히 경험하는 주제 중에서 선택하였습니다. 이 때 가능하면 안건만 달랑 제시하는 것보다 글 속에 주제가 녹아 있어 읽고 난 뒤 그 안에서 안건을 추출해 낼 수 있는 읽을거리로 만들어 제시하면 어떨까 합니다.

위의 예문을 읽고 토론을 해보자고 하면 어떨까요?


여희숙, 독서 토론 전문 강사, <토론하는 교실> 저자

- 새교육, 2007년 11월호